심즈 4

[심즈 4]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pheha 2024. 11. 9. 01:39

 

 

못 참고 사버렸다.

 

지하실 키트다. 5500원에 26개의 꼬질꼬질한 가구들이 추가된다.

내가 추구하는 건축에 쓰기 너무 좋을 것 같아서 충동구매했다. 

가장 완벽한 꼬질함.

 

낡은 TV가 제일 마음에 들고, 종이 박스들과 얼룩들도 마음에 든다.

다른 아이템들도 오래 묵은 가구들 티가 팍팍 나서 당장 써주고 싶어졌다.

지은 지 하루밖에 안 됐지만 에반스네 집을 리모델링해 주어야겠다.

 

그래, 이거야!

 

 

크게 바뀐 건 없고 가구 몇 개 추가하고 침실 벽지를 바꿨다. 

거실은 TV장과 TV를 바꾸고 박스와 책장을 추가했다. 바닥 얼룩도 더해줬다.
주방 한 켠에는 잡동사니가 쌓였다.
새로 바꾼 벽지. 그라데이션으로 풍화되어있어 현실감이 높다.

 

한층 더 눅눅하고 텁텁해진 모습이다.

이곳에서 에반스가 성실하게 생활한다면, 이 공간들도 언젠가 깔끔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세운 플레이 규칙에 따른다면 말이다.

 

플레이 규칙은 이렇다.

1. 직업 없이 낚시, 채집, 쓰레기 뒤지기 등으로 아이템을 모은다.

2. 얻게 되는 아이템들은 그대로 쓸 수 있으면 바로 쓰고, 아니면 판다.

3. 이 과정에서 얻게 되는 시뮬레온으로는 공과금 지불, 음식 구입, 아이템 구입을 할 수 있다.

4. 다른 심들과 교류할 수 없다.

 

확장팩이 이것저것 더 있었으면 좀 더 완벽한 자급자족이 가능했겠지만,,, 우선은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시뮬레온이 없으면 컨셉 유지는커녕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 같았다.

쓸 수 없는 아이템을 팔아 그 돈으로 다른 아이템을 산다면 처음부터 그 아이템을 파밍 한 셈 되는 게 아닐까,, 합리화를 좀 했다. 공과금 지불도 돈으로 발전기 파밍을 한 셈 쳤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면 일단 살고 봐야 한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라면 나중에는 나름 풍족한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컨셉이 아포칼립스 생존이어도 좀 희망찬 결말이 났으면 싶기도 하고.

그래도 직접 구한 것들로만 생계를 유지한다는 대전제만큼은 무조건 지키려고 노력했다.

 

세월이 아니고 고기를 낚아야 해

 

우선 낚시를 해줬다. 환영인사는 쌩까주자. 

낚시했더니 물고기도 컬렉션으로 쳐줘서 야망도 달성할 수 있었다.

당장 구워 먹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요리 레벨이 오르면 혹시 모르니 일단 둬본다.

 

식량이 두둑하다.

 

냉장고에서 요리할 때에는 시뮬레온이 들어간다.

얻는 데 제약이 걸려있는 셈이니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 같지는 않아서 가끔 이용하려고 한다.

다만 냉장고에서 돈을 들이지 않고 꺼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손대지 않기로 했다.

심이 자유의지로 꺼내버렸을 경우, 가방에서 다른 아이템 하나를 삭제하는 것으로 균형을 맞출 것이다.

 

 

다만 문제가 하나 생겼다.

외로우면 오히려 좋은 거 아니었어?

 

외톨이 특성을 추가해도 사교욕구의 저하는 막을 수 없다.

아무리 아싸여도 사방천지 좀비뿐인 생활을 하면 외로워지나 보다.

배구공이 있다면 윌슨이라도 만들겠지만 심즈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사교욕구를 컨셉을 깨지 않으면서 올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문명의 이기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핸드폰에서 sns 보기를 하면 사교가 올라간다.

컨셉에 맞게 해석하자면, 더 이상 새 글은 없는 헌 글뿐인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잠시나마 사람들과 함께인 것 같은 위안을 받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컨셉을 크게 해치지도 않고 괜찮은 거 같다.

 

대충 생활의 큰 틀이 마련되었다.

자잘한 건 몇 가지 바뀔 수 있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에반스는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에반스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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