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초코파, 평양냉면파, 그리고 그다음으로 흉악하다는 파인애플 피자파.
나는 바로 이 파인애플 피자파, 파피파에 속한 사람이다.
파피파의 일원으로서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의 게임을 발견했다.
보통 상점 페이지를 보면 무슨 게임인지 감이 잡혀야 하는데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저 섬과 주민들이 파인애플 피자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게임 정보까지 읽어봤지만 진짜 무슨 게임인지 모르겠다.
주민들의 파티를 망치는 것에 재미 요소가 있는 걸까?
탐험에 질리면 화산에 뛰어들라는데 이것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일단 플레이해 보는 수밖에 없다.
자연 친화적인 첫 화면이다. 평화로운 섬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냥 바로 플레이 눌러줬다. 조작키는 하면서 배우는 거다.
시작하자마자 무슨 춤추는 주민들 사이에 껴있었다.
당황도 잠시, 신나는 bgm과 웃으며 정체 모를 춤을 추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좀 힐링됐다.
이동 조작키는 화살표 키들이었다. 마우스 좌클릭을 하면 같이 둠칫거릴 수 있다.
어딜 가든 사람들이 웃으며 춤추고 있다. 게임 정보에서 언급한 축제 중인 거겠지.
다들 아주 행복해 보인다. 이 파티를 내가 망쳐야 한다니 마음이 좀 무겁다.
그런데 파티를 어떻게 망치는 건지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사이버 휴양이란 이런 것일까. 파도치는 나름 아름다운 해변도 있다.
섬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탐험해 보자.
도전과제도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달성할 수 있다.
근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뭘 할 수 있는 게 없다. 파티 망치라며?
모르겠으니까 그냥 화산이나 갔다. 지루하면 뛰어들라고 했으니 아마 게임오버가 될 것이다.
화산은 섬 중앙에 있다. 산을 오르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풍경이 있다. 사람들이 이래서 등산을 하나보다.
화산 꼭대기는 모락모락 김이 나고 있다.
휴화산은 아니고 활화산인데 폭발한다기보다는 흐르는 형태의 화산인 것 같다.
생각보다 용암 양이 많지는 않다.
더 할 것도 없으니 미련 없이 숨 참고 용암다이브 해줬다.
.
.
.
(접은 글에는 스포가 있으니 유의)

그런데 게임 오버가 되지는 않고 화산에서 멀쩡히 걸어 나올 수 있었다.
어리둥절해서 나와봤더니, 맙소사.
용암이 미친 듯이 흐르고 있었다.
뭔가 잘못됐다.

생지옥이 펼쳐졌다. 그냥 싹 다 불구덩이에 처박히고 있다.
웃으며 춤추던 사람들은 불이 붙어 비명을 지르며 용암 아래로 가라앉는다.
멀리 아직 용암이 닿지 않은 지역에서는 다가 올 미래도 모른 채 춤추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게임을 끝내고 싶어 하긴 했지만 이런 걸 바란 적은 없다.
파티를 망치라는 게 이런 의미였구나.
이건 파티를 망치는 수준이 아닌데도.
이건 에반게리온이잖아.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주황색 액체로 녹아 전부 하나가 됐잖아.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파인애플 피자는 그냥 이용당한 것인가?

용암이 해변까지 퍼지자 시점이 항공샷으로 바뀐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 섬이 파인애플 피자였구나.
그랬구나.
,,,
.
.
.
참신하다면 참신한 게임이다.
스포를 당하지 않은 깨끗한 뇌로 플레이한다면 제작자의 의도를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 타임은 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짧게는 30초 길게는 3시간 걸릴 것 같다.
파인애플 피자보다 오렌지 주스가 좋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별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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